어느새 성벽 위로 흑갑병의 모습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이윤은 한숨을 쉬었다

너무 쉽게 생각했어’  

무엇보다 병사들이 그의 명령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몽룡은 처음 보는 이윤에게 병력의 생사를 믿고 맡길 만큼 그를 신뢰하지 않았다 말만 군사일 뿐 병사들은 이윤보다 그들 혈맹의 간부들 명령을 더 따랐다

결과적으로 몽룡의 선택은 이 전투에서 이윤이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윤의 명령은 계속 한 박자 늦게 전달되거나 중간에 변경되기 일쑤였다 차라리 익주대연합의 병사들이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래서는 절대 못 이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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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은 성벽 위에서 전장을 살피며 인상을 찌푸렸다 전에 상대했던 이들과 분명 같은 혈맹인데 이렇게까지 기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믿기 어려웠다  

이게 제갈규의 존재감인가

제갈규가 참전하면 단순히 전략적인 요소만이 아니라 싸움에 임하는 유저들의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졌다 오죽하면 태양 혈맹에는 이런 말이 있다

꼼갈량이 지휘하는 전투는 패하지 않는다

제갈규는 지금껏 결과로 그것을 증명했다 삼국의 주인에서는 그의 존재감이 이윤 못지않았다

제갈규의 지휘 아래 태양 혈맹은 거칠 것 없는 기세로 공격했다 요새를 그대로 밀어버릴 듯한 기세였다 버티는 것이 점점 버거워지자 이윤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아쉽다 진짜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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